카오스를 흘려보내고, 카오스를 다잡아라 (번역)
원문: https://www.a16z.news/p/let-chaos-reign-and-then-rein-in
Replit for Business가 오늘 출시됐다. Replit CEO Amjad Masad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다면, 셀프드라이빙 회사의 부상에 관한 그의 글을 참고하라.
나는 Amjad가 마음에 드는 점이 하나 있다. 다른 사람들은 생각을 충분히 하지 못했거나 용기가 나지 않아 차마 입에 담지 못했던 것을, 그는 그냥 말해버린다. 오늘도 그랬다. Replit이 더 많은 비즈니스가 셀프드라이빙 회사가 되는 길로 내세우는 Agent Habitat 구상의 일부인데, Amjad가 정확하게 짚은 것은 단 한 단어다. 카오스.
“오늘날 대부분의 에이전트는 어딘가 혼돈 속에 살고 있다. 채팅 창과 개인 계정, 한 번 쓰고 버리는 스크립트 안에서 돌아가며, 누군가 쥐여준 자격증명과 데이터를 붙들고 있다. 무엇에 손댈 수 있는지 정해 둔 사람은 없고, 무엇을 했는지 볼 수 있는 사람도 없다.”
카오스! 파괴적 기술 수용에서 가장 과소평가된 개념 중 하나다. 어떤 기술이 실제로 세상을 바꿀지 알아보는 가장 좋은 신호 중 하나는 “혼돈스럽게 진입하는가”다. 그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질문은, Andy Grove가 말했듯, 누가 카오스를 흘려보내고 다시 잡아낼 것인가다.
컴퓨터와 인터넷의 역사에서 가장 흥미롭고 파괴적이었고, 결국 가장 영향력 컸던 기술들은 직장으로 혼돈스럽게 들어온 기술들이다. Replit이 진짜로 이해하고 있는 것은 이 즐거운 혼돈을 꺼둘 수 없다는 점이다. 딱 필요한 만큼만 다잡아야 한다.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는 열정과 주인의식이 최적의 서식지(habitat) 안에서 살아 남으려면. 초기 혼돈을 일으키는 바로 그 흥분과 야망이, 회사 안을 아래에서부터 움직여 회사를 살아 있게 만드는 깊은 조직적 정렬(alignment)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에이전트는 혼돈으로 시작해 딱 필요한 만큼 다잡인 기술들의 긴 계보에 합류한다.
컴퓨터
지금 기술 업계에서 일하는 많은 사람들은 이 시절을 기억하지 못한다. 개인용 컴퓨터가 직장에 처음 들어올 때의 수용 과정은 놀라울 정도로 “카오스를 흘려보내고 다잡기”의 이야기였다. IT 부서가 그렇게 하고 싶어서가 아니었다. 그냥 그렇게 된 것이다.
몇 해 전의 ChatGPT처럼, PC는 사람들이 회사로 들고 와서 꽂아버렸기 때문에 퍼졌다. 허용됐든 아니든, 일하는 데 도움이 됐으니까. 비밀이 풀리자 모두가 하나를 갖고 싶어 했다. 사람들은 조달 서류에 거짓말을 했다. 오실로스코프를 산다고 쓰거나, 타자기라고 쓰거나, 심지어 책상이라고 쓰기도 했다. PC를 그만큼 갖고 싶어했으니 사무실로 어차피 꽤 혼돈스럽게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IT 부서는 이 혼돈을 좋아하지 않았다. 1983년 기사 “Guerrillas Shift Power Balance In The Office”에서:
개인용 컴퓨터가 있으면, Keen은 지적한다, 진취적인 직원이 회사 메인 컴퓨터를 우회해 손익 예측을 계산하거나 영업 전화를 추적할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개인용 컴퓨터를 메인 컴퓨터에 연결해 원하는 정보를 빼낼 수도 있다는 점이다.
기업이 주의하지 않으면, Keen에 따르면, 개인용 컴퓨터의 확산은 최고경영진의 눈에 보이지 않게 회사 계산을 수행하는 “그림자” 데이터처리 부서를 낳을 것이다.
무법자 PC 사용자들을 통제하려는 이 즉각적 반응에도 불구하고, 영리한 경영자들은 이 행동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 이해했다. 직원들은 새로운 일하는 방식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고 있었고, 그것에 강한 소유의식을 갖고 있었다. 게다가 이 새로운 행동은 회사 안에 실제로 중요한 정렬을 비추고 강화하고 있었다. 새 도구를 하나 추가하는 것만으로 생산성이 하룻밤 사이에 몇 배로 오를 수는 없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그 일을 하러 나갈 수 있는 비즈니스 쪽 정렬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
필요했던 것은 직원들이 컴퓨터를 쓸 수 있는 올바른 서식지였다. 즉, 아래에서 위로 올라온 생산성을 그대로 살리면서 조직 전체를 혼돈에 빠뜨리지 않도록 PC를 쓰게 만드는, 축적된 IT 관행들과 직장의 “굴레(harness)”들이었다.
스프레드시트
한편 PC의 원조 킬러 앱인 스프레드시트는 그 자체로 새로운 종류의 혼돈을 만들고 있었다.
스프레드시트는 또 다른 의미에서 최초의 “직장 에이전트”라고 주장할 만하다. 자신을 “프로그래머”라고 생각하지 않던 온갖 사람들이 갑자기, 자기가 생각하는 비즈니스의 돌아가는 방식을 모델링하고,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계산하고, 가능한 것을 내다볼 수 있게 됐다. 스프레드시트는 너무 빨리 퍼져서 사람들이 자기 PC를 갖고 싶어하게 만든 가장 중요한 이유 하나가 됐다.
2026년인 지금은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그때의 “무법 스프레드시트”는 오늘날의 “무법 에이전트”와 아주 비슷한 문제를 일으켰다. 진짜처럼 보이는 비즈니스 산출물과 예측을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들이 우후양산 생겨났다. 그중 일부는 놀라울 정도로 가치 있었지만, 본질적으로 환각(hallucination)에 가까운 스프레드시트도 많았다. 문서화가 끔찍하고, 감사하기 어렵고, 수식 오류가 가득했고, 그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진짜로 이해하는 사람은 보통 정확히 한 명, 만든 사람뿐이었다. 최초의 스프레드시트 왕 Mitch Kapor가 1984년 Steven Levy에게 이렇게 말했다.
수식을 아무렇게나 만들 수 있다. 그 수식들이 전부 서로 의존한다. 최종 결과를 보고도 그 규칙이 무엇인지 알 방법이 없다. 누군가 알려주지 않는 한.
카오스! 답은 또 서식지였다. 혼돈을 조금 다잡을 수 있는 곳. 조직 안의 데이터 접근 규칙, 셀 잠금 관례, 버전 이력, 수식 표준화, 출력 감사. 그 서식지 안에서 사람들은 스프레드시트가 준 개인의 권한과 자율성을 계속 썼고, 스프레드시트는 그 후로 줄곧 조직에 없어서는 안 될 것이 됐다.
이메일
그렇다. 이메일조차 생각보다 혼돈스럽게 직장에 들어왔다.
이메일 이전에 회사에는 메일룸이 있었다. 겉보기엔 중요하지 않아 보였지만 회사에서 가장 정치적으로 중요한 기능 중 하나였다. 메일룸은 회사가 조직 안 정보의 흐름을 통제할 수 있는 곳이었다. 누가 누구에게 연락할 수 있는지, 누가 무엇을 보고, 복사하고, 돌릴 수 있는지. 전부 메일룸을 거쳤다.
그러다 이메일이 나왔다. 원칙상 누구든 회사 안의 누구에게나 연락하는 일이 정말 쉬워졌다. 카오스! 이건 진지하게, 경영진에게 권위와 통제의 위기였다. 비밀 유지와 정보 통제에 대한 큰 불안을 불러왔다. 직원이 실수로 민감한 정보를 전달하면 어떡하지? 있어서는 안 될 사람에게 공유하면? 일부러 그러면? 한동안은 이메일을 보내려면 관리자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것도 합리적인 생각으로 여겨졌다.
다행히 우리는 또 회사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서식지를 만들었다. 직원들이 즉각적인 소통과 자발적인 행동의 이득을 모두 누리면서, 커뮤니케이션 혼돈을 딱 필요한 만큼만 다잡는 권한과 접근 통제를 갖춘 곳.
컴퓨터의 역사가 주는 교훈은 두 가지다. 하나는 누군가 카오스를 조금 다잡고, 그 행동이 최적의 방식으로 번창할 서식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 다른 하나는 그 혼돈이 애초에 정말 가치 있는 종류의 행동, 즉 회사가 최고의 일을 하게 만드는 깊은 정렬을 만들어내는 행동의 중요한 신호였다는 것이다.
셀프드라이빙 회사
컴퓨터 시대 초기의 그 사례들에서, 초기의 혼돈은 왜 그렇게 강력한 신호였을까. 사람들이 즉시 가치 있다고 느낀 것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고, 그 땅에 정착하려 했기(homestead)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발견한 것이 개인의 기여 능력과도, 조직의 필요와도 깊이 맞아떨어진다고 느꼈다.
회사는 신경 쓰는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다. 컴퓨터 이전에도, 에이전트 이전에도 그랬고, Amjad의 표현대로 회사가 “셀프드라이빙”이 됐을 때에도 그럴 것이다. 성공하는 비즈니스에는 회사의 목표와 정렬되고 권한을 부여받은 직원이 필요하고, 그 정렬을 일터의 실제 산출물로 바꾸는 방법이 필요하다.
파괴적 기술이 등장해 사람의 생산성을 급격히 높이면, 가장 먼저 살아 움직이는 사람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을 대신할 것은 없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이제는 PC든 스프레드시트든, 혹은 에이전트 함대든, 이전보다 100배 생산적으로 그 일을 해내는 도구를 손에 쥐게 된다. Replit에는 이런 사례가 있다고 한다. Sumitomo Mitsui Finance and Leasing의 한 직원이 여섯 명이 여섯 달에 걸쳐 하기로 되어 있던 개발 프로세스를 인수해 혼자서 일주일에 끝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아는 그 한 사람이 이제 그냥 직접 해버린다.
그리고 1차 근사로 보면, 비즈니스는 이 사람들이 자신의 개인적 정렬을 조직 전체의 정렬로 바꿔내는 데 얼마나 성공하는가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만들어내는 산출물을 통해서, 끌어들이는 추종자들을 통해서다.
코드는 누군가 만들어낼 수 있는 궁극의 “정렬 산출물”이다. 문자 그대로 조직의 비즈니스 로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코드를 만들어내는 일은 본질적으로 혼돈스럽다. 온갖 새로운 사람들이 아래에서부터 코드를 만들기 시작하면. 그 혼돈은 중요한 일이 벌어졌다는 신호다. 사람들이 자기 PC를 들고 와 “그림자 IT 부서”를 만들었을 때처럼, 자기 스프레드시트를 만들고 자기 이메일을 보냈을 때처럼. 그리고 그 행동이 번창할 서식지가 필요하다는 좋은 신호이기도 하다. 우리장에 가두고 싶지는 않다. 그렇다고 완전히 풀어놓고 싶지도 않다. 방목하듯 풀어두고 싶은 것이다(free-range).
셀프드라이빙이 되려면 회사는 정렬되어야 한다. 그리고 코드를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의 폭을 넓히는 것만큼 정렬을 만들어내는 것도 없다. 머지않아 회사의 정렬을 에이전트 서식지의 풍요로움으로 측정하게 될 것이다. Replit과 그 고객들은 이미 이걸 알고 있다. 대부분의 회사는 아직 아니다. 나중에 돌아보면 아주 명백해질 것이다. 셀프드라이빙 회사들이 앞질러 나간 다음에는.